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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리뷰

[유발 하라리 - 넥서스] 1부 리뷰 - 허구와 진실 사이, 정보의 본질을 묻다

by 글쓰기 파트너 202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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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후기]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 1부는 장황하면서도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일부 독자에게는 지나치게 긴 논증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정보’를 진실되게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 검열하고 수많은 사례를 들어 논증하는 방식이 오히려 유발 하라리다운 진중함으로 다가왔다. '정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부담감과 무게감을 느끼고 글을 작성했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빅토르 위고처럼 장황한 작가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오히려 익숙하고 좋았다. 과거 읽었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내게는 오히려 더 장황하게 느껴졌을 정도다. 『넥서스』는 그보다 훨씬 더 유용하고 흥미로운 지식을 담고 있었다.

 

 

[인상 깊었던 문장들]

 

p47. 진실은 현실은 1대1  비율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실은 현실의 특정 측면을 알리고 다른 측면은 어쩔 수 없이 무시하는 것이다.

 

이 구절을 읽고 문득 사진이 떠올랐다. 현실이라는 스펙트럼 속에서 특정 단면을 포착해 해석을 더하는 행위.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진실’이 아닐까.

 

p53. 때로는 정확하게든 허위로든 현실을 전혀 재현하지 않는 정보도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

 

p61. 사람들은 자신이 특정인과 연결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이고, 이야기와 실제 인물 사이에는 대개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인간의 기억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그 이야기는 종종 실제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이야기 속 인물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p125. 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이지만 실수를 고치지 않는 것은 악마적이다. 

 

이 구절은 정보의 자정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인상 깊게 다가왔다. 과학 기관이나 언론처럼 정보의 순환과 검증이 이뤄지는 구조 속에서는 ‘실수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시스템’이 곧 선순환의 핵심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오류를 시정한 자'에게 포상을 주는 시스템이 가장 필요한 곳은 정부와 기업일 텐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독서 모임 발제 정리]

 

1. 우리는 왜 허구를 믿을까?

 

‘나는 왜 태어났는가’라는 삶의 목적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살아가기 위해 허구는 필수적일 수 있다. 허구를 믿는 것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자기 효용성을 강화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해준다. 결국 인간 DNA에는 허구를 필요로 하는 속성이 새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무교인 나로서도 종교가 악기능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닿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우리는 형제자매다’라는 강력한 서사를 통해 선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 그것은 인간이 ‘왜 도와야 하는가’를 묻지 않도록 만드는, 아주 강력한 허구의 힘이었다.

허구는 결국 더 오래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 필요해진 ‘이야기의 기술’이 아니었을까.

 

 

2. 대립하는 기존의 두 정보관 중 나의 정보관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제대로 된 정보라고 믿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정보의 불균형과 무지 속에서 우리는 허구를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끝까지 알아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대해선 허구가 사실상 기본값일 수밖에 없다.

 

p47. 진실은 현실은 1대1  비율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실은 현실의 특정 측면을 알리고 다른 측면은 어쩔 수 없이 무시하는 것이다.

 

결국 진실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게 인간사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건 ‘그 정보를 어떤 의도로 사용할까’에 달려 있다고 본다. 순진한 정보관을 가지면 결국 ‘진실을 알 수 없다’는 허무주의에 빠져, 진실을 알기를 포기하게 되고, 무관심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나는 진실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진실을 향해 가려는 ‘관심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 속에서 내 가치관에 따라 해석하고, 진실을 탐구하려는 시도. 그것이 결국 현실을 파악한다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실천적 능력이 된다고 믿는다.

 

 

3. 신화와 관료제 - 한국 맥락에서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딱딱한 문서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지만, 이야기에는 감정이 실리고, 공감이 따라온다. 한국이 제작한 파친코 같은 드라마가 세계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 건,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감정과 의미가 담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4. 여러가지 인간 활동 중, 인간이 무오류성을 추구하기 위해 초인적 기술을 사용해도 될 만한 영역 vs 오류 가능성을 늘 염두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해 생각해본다면?

 

-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영역: 정책, 안전 규제, 생명과 관련된 일들. 100% 정답은 없고, 부작용은 항상 존재하므로 꾸준한 검토와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 초인적 기술이 도입될 수 있는 영역: 대량 생산, 정밀한 숫자 기반의 작업. 기계 제조처럼 반복과 계산이 주가 되는 분야는 기술에 맡길 수 있다고 본다.

 

 

5. 네트워크 속 인간은 왜 통제를 원할까?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원한다. 공동체 속에서의 안정감은 곧 생존에 이득이 되었고, 그 기억이 지금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도 통제라는 형태로 유지되는 게 아닐까.

 

 

6. 요즘 정보를 제일 많이 접하는 곳과 나만의 자정 장치

 

  • 유튜브: 전문가의 정보를 참고하지만, 항상 다양한 관점을 접하려고 노력한다. 질적인 정보의 적당한 양을 추구한다.
  • ChatGPT: 있는 그대로 믿기보다는 계속해서 근거를 요구하고, 안 되면 스스로 판단한다.

 

 

나는 가급적 광고성 글이나 편향된 개인 경험을 피하고,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탐색하려 한다. 하지만 정보의 불균형에 부딪힐 때가 많고, 신뢰 여부를 말하는 순간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 자신도, 출처와 근거를 기억하고 명확히 설명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7. 이 책이 마지막에 제시할 ‘지혜’는 무엇일까?

 

연결의 힘. 우리는 어떤 네트워크에, 어떤 정보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가? AI가 그 네트워크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그 안에서 권력은 어떻게 재편될까?

나는 유발 하라리가 결국 ‘지시를 입력하는 자’와 ‘실행하는 자’로 사회가 나뉘는 계급적 재편을 이야기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류 파괴적인 면모를 막기 위해서는, ‘지시를 입력하는 자’가 가져야 할 철학적 기반과 윤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 않을까.

결국, 인간을 위한 연결, 사람을 중심에 두는 시스템 설계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는 기술이 아니라 교육, 철학, 사유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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